얼마전 70대 초반 남자분이 어금니가 가끔 시리고 통증이 있어 치과를 찾았다가 어금니 2개를 뽑고 임플란트를 해야 한다는 진단을 받았다며 ‘어금니를 치료할 수 없는지?, 꼭 뽑아야 하는지?에 대해 문의를 해왔다. 물론, 정밀 진단 후에 ‘치아를 뽑지 않고 치료하는 게 가능하다’고 상담을 한 적이 있다.
최근에 손상된 자연치아를 살릴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발치 후 임플란트 시술을 권유하거나 자연치아를 보존하려는 노력을 해보지 않고 , 자연치를 발치하고 임플란트를 하는 것이 오히려 치료비용이 덜든다면서 임플란트를 무분별하게 시행하는 경우가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 오늘 이 시간에는 자연치아를 살려서 쓰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왜 임플란트는 마지막 대체 수단으로 선택돼야 하는지에 대해서 공감하는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
자연치아는 인공치아보다 ‘이상적’이다.
건강한 자연치아는 잇몸조직과 치조골과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 씹을 때 발생하는 저작압력은 치아와 치아뿌리, 치주조직에 적절한 자극을 가하게 되며, 이런 자극으로 인해 잇몸 조직과 잇몸뼈(치조골), 구강 전체 골격구조가 건강한 상태를 유지하게 된다. 또한 수직 방향의 저작 압력은 물론 음식을 측방으로 갈때 생길 수 있는 수평방향의 압력에도 잘 견디도록 되어 있다.
하지만 임플란트로 대표되는 인공치아는 수직압력에 견디는 힘은 자연치아에 근접하는 것으로 나타나지만 음식물을 그라인딩할 때 즉 음식물을 옆으로 갈때 생기는 수평압력에는 자연치아보다 훨씬 취약하다. 또한 임플란트는 자연치아와 달리 잇몸조직과 분리되어 있기 때문에 자연치아 보다 치주염증에 감염되기 쉽다. 따라서 인공적인 보철물인 임플란트는 정기적인 관리와 보수가 필수적이다.
즉 임플란트는 자연치아 상실시 가장 좋은 대안이 될 수는 있어도 자연치아의 기능을 전부 대체하지는 못하는 것이다.
게다가 임플란트 인공치아가 아무리 좋다 해도 ‘꼭꼭’ 씹는 자연치아의 느낌까지는 재현하지 못한다. 임플란트 인공치아가 힘은 잘 받지만 왠지 모르게 씹히는 느낌이 원래 치아만은 못하다는 환자분들의 지적은 맞는 말이다. 이 느낌의 차이는 자연치아와 임플란트 인공치아의 구조에서의 차이에 기인한다.
자연치아는 잇몸뼈와 인대로 연결된 구조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순간적인 충격에도 강하면서 약간은 눌리기도 하고 움직이기도 하는 특성을 가지는 반면에 임플란트 인공치아는 잇몸뼈와 바로 붙는 구조를 가지기 때문에 조금의 움직임도 없이 딱딱하기만 한 특징을 가지게 된다. 물론 예전에 치과 보철 치료인 브릿지나 부분틀니등등에 비하면 비약적인 발전이지만 역시나 ‘씹는 느낌’에서도 자연치아만은 못하다는 것이다.
치아 관리를 잘하는 것은 임플란트 즉 인공치아를 시술받는 것보다 ‘경제적’이다.
하지만 살다 보면 치아 관리 소홀이나, 충치 , 잇몸질환, 부정교합, 교통사고, 외부 충격 등의 이유로 인해 자연치아가 빠지거나 빼야하는 경우가 발생하게 된다. 이중에 치과에 오는 가장 흔한 이유가 바로 충치 및 잇몸질환으로 치아를 상실하게 되는 경우다.
충치도 질병인 만큼 병의 진행 정도라는 것이 있다. 보통 아주초기 충치의 경우 일단 관찰하면서 진행되는 지에 대한 확인이 필요하다. 하지만 일단 진행성 충치라고 진단된 충치는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반드시 더 깊이 진행된다. 충치는 치료 없이 스스로 멈추는 경우는 결코 없다. 치아에 검은 점이 보이다가 이내 썩게 되고, 시간이 지나면 시큰거리면서 아프게 되고, 욱신거리는 증상도 참다 보면 더욱 심해져서 통증 때문에 고통스러워진다.
치통 때문에 진통제를 먹고 참을지언정 치과가 더 무섭다고 치료를 차일 피일 미루는 사람들이 주변에 많다. 이런 단계를 무조건 참고 견디다 보면 이미 충치는 치아 뿌리까지 썩게 만들고 자연치아는 이제 빼내야할 운명에 처해진다.
잇몸질환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치아와 잇몸사이에 쌓이는 치석을 제거하지 않으면 치석에 포함된 세균들이 잇몸병을 일으키고 잇몸조직을 타고 내려가면서 잇몸뼈까지 침범하여 염증이 더욱 심해진다, 고약한 냄새가 나고, 잇몸이 퉁퉁 붓고 손으로 만지면 참을 수 없는 통증이 일어나도 치과를 찾지 않는 분들이 의외로 많다.
물론 잇몸병이 급성으로 진행되면 그때서야 통증 때문에 치과에 오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천천히 진행되는 만성질환의 경우에는 아프다 괜찮아지고 또 아프다가 참을 만해지는 과정이 반복되기 때문에 생업에 바쁜 우리들로서는 이 역시 치료시기를 놓치는 원인이 되는 것 이다.
자연치아를 살리기 치과의사의 진료철학과 환자의 협조가 ‘필수적’이다.
치아관리에 소홀한 치과 환자들은 한 개의 치아에만 발병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개 치아와 전체 잇몸 조직에 문제가 있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자연치아를 오랫동안 사용하기 위해서는 평소의 구강관리 습관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평소 꼼꼼한 칫솔질뿐만 아니라 1년에 1~2차례 주기적인 스케일링과 구강 검진을 통해 현재 본인의 치아 건강 상태에 대한 점검을 게을리하지 말아야 한다.
또한 충치나 잇몸병이 의심되면 조기에 치료해야 하며 만일 질환이 심해져서 신경치료나 심한 치주염증 치료를 하더라도 치아의 윗부분이 썩거나 부러졌더라도 뿌리가 남아 있다면 뽑지 않고 최대한 활용하는 등 치아를 살리기 위한 최대한의 치료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더불어 환자의 이해와 협조도 필수적이다. 치아는 한번 손상되면 원상복구가 불가능하다. 치료를 여러 번 받을 수 있다는 의미이며, 귀찮다고 치료를 미루거나 도중에 중단하면 병을 키우게 된다. 병원에 대한 믿음을 갖고 의사의 진료계획에 협조해야 한다.
이렇게 환자와 의사의 노력이 합쳐져야 자연치아의 기능을 회복하고 최대한 오래 사용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자연치아는 하나님께서 주신 선물이고, 임플란트는 현대과학이 가져다 준 선물이라 할 수 있다. 자연치아를 잘 보존하고 제때에 치료하여 오래도록 사용하는 것이 우선이고, 임플란트는 치아를 잃게 되었을 때 선택가능한 차선책이란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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