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진료를 받으시는 할머니 한분은 지난 7월 치아를 발치하신 후 틀니를 하기 위해 지난달 내원 하셨다. 그러나 3개월이 지난 지금 까지도 이를 뺀 자리가 아물지 않고 약간의 염증 소견이 보였다. 자녀분들과 가족들은 이가 없어 식사를 제대로 못하시는 모습이 안스러워 빨리 틀니를 제작할 수 없느냐고 재촉을 하시지만 담당의사인 나로서는 아직 잇몸이 아물지 않아 틀니를 만들 수 없노라고 말씀드리고 나니 괜히 송구스런 마음이다. 할머니는 현재 당뇨병이 있으시며, 골다공증으로 수년간 한달에 한번 골다공증 주사로 치료해 오고 계신 분이다. 골 다공증 약 또한 치아를 뺀 자리의 치유를 지연시키는 약인 것이다.
당뇨는 주로 선진국에서 발생하는 성인병으로 생활수준의 향상과 밀접한 관계가 있어, 식생활 향상이 이루어지고 있는 우리나라에서도 날로 급격한 증가를 보이고 있다. 따라서 치과에서도 당뇨로 인한 구강 내 만성합병증의 예방과 치료의 필요성이 증대되고 있다.
당뇨병을 가지고 있더라도 잘 조절되고 있는 경우는 구강의 변화가 정상인과 큰 차이가 없다. 그러나 당뇨를 발견하기 전이나 당뇨병으로 진단을 받은 이후라도 이미 구강 내에 질환을 가지고 있는 경우에는 적지 않은 변화가 초래하게 된다.
구강의 변화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구강내의 당도의 증가로 인한 충치의 증가, 치주질환(잇몸병)의 진행, 구강건조증, 구강진균증을 유발하고 구취와 혀의 작열감과 통증을 일으키기도 한다.
특히 당을 조절하지 않는, 즉 치료를 받지 않고 있는 당뇨병 환자에게는 새로운 치아우식증(충치)의 발생이 대단히 증가한다. 이는 구강건조증이 나타날 경우 타액유출량이 감소하게되고 이로 인해 치아나 잇몸을 청소하는 타액의 자정(청소)능력이 떨어지고, 함께 혈당의 변화가 구강내의 타액과 치은열구액(치아와 잇몸사이에 존재하는 체액)에도 영향을 미쳐서 구강내 세균이 활성화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여, 충치가 잘 생기게 된다.
조절되지 않는 당뇨의 다른 합병증은 바로 치주질환(잇몸병)의 가속화 현상이다. 이는 당뇨병의 조절이 잘 되지 않는 경우에는 감염에 대한 저항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구강 내 상주하고 있는 세균에 대한 저항성이 떨어져 잇몸병에 걸릴 확률이 높아지게 된다. 또, 치주염이 이미 있는 경우에는 치조골의 흡수와 파괴가 더욱 심하게 나타난다. 심한 염증, 다발성 치주농양(고름 주머니), 깊이 형성된 치주낭 등의 증상들은 당뇨환자에서의 주요한 치주질환 소견이다. 당뇨가 있다고 모든 환자에게서 치주염이 심하게 진행되는 것은 아니며, 당뇨환자라도 일반인들처럼 건강한 치주상태를 가질 수 있다. 그러나 당뇨환자는 당뇨를 앓고 있지 않는 사람에 비해서 치주염에 걸릴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건강한 사람보다 잇몸관리에 더 관심을 가지고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구강내에 나타나는 그외의 증상으로는 구강건조증, 구강작열감과 설통, 구강궤양이 나타날 수 있는데 이는 구강이 건조해지므로 쉽게 음식물이나 칫솔질과 같은 자극에 상처가 나기 쉬운 조건이 되고 일단 상처가 나면 당뇨로 인하여 구강점막이나 치주조직의 치유가 지연이 되기 때문이다.
당뇨병을 가진 환자의 구강관리에 앞서 먼저 고려해야할 사항은 올바른 당뇨의 조절이다. 이는 잘 조절된 당뇨의 경우, 관련 치과치료들이 가능하고 치료효과도 정상인과 큰 차이가 없고 치과적 위생관리로 충분히 구강질환을 예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정기적인 구강건강 검진과 주기적인 스케일링을 받는 것이 구강내 합병증의 예방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따라서 올바른 칫솔질과 정기적인 구강검진을 통해 치아와 잇몸의 건강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문의전화 연세 곽경환 치과 – 323-731-0707